요요현상의 숨겨진 비밀: 비만을 기억하는 우리 몸

많은 현대인들에게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원입니다. 다이어트 방법도 많고, ‘요요 없는 다이어트’ 라는 광고로 모객하는 업체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변을 보면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보다 요요현상으로 오히려 체중이 더 늘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식이 요법을 통한 체중 조절 실패율은 60~90%로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요! 이처럼 다이어트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게 되면 체중이 더욱 증가하게 되는데 이것을 요요현상이라고 합니다. 요요현상이 나타나면 자신의 의지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연구진에 의한 요요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 몸이 비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몸은 자기 체중을 기억한다

우리 몸은 식사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활동을 하면서 공급받았던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에너지 공급량과 소비량에 변화를 준다 해도 우리 몸은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오히려 식사량을 줄이면, 몸은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것으로 에너지 고갈을 막습니다. 바로 이 때 ‘아, 이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하면서 평소의 식습관대로 돌아오면 이제 에너지 과잉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과잉된 에너지는 체지방 형태로 바뀌어 저장되는 것이죠. 여기까지는 즉, 체중 변화가 있을 때 우리 몸은 항상성 유지를 위하여 비만을 기억하는 것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만 기억의 분자 수준의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본-메이옌 교수팀은 요요의 근본적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여 그 메커니즘을 밝혔습니다.

비만을 기억하는 지방 세포

연구진은 비만 생쥐와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줄인 생쥐의 지방 세포를 비교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6주령의 생쥐에게 고지방 식단을 제공해 비만하게 만든 뒤, 이후 저지방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시켰습니다. 다이어트한 생쥐는 표준 사료 식단으로 전환한 뒤 4-8주 만에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생쥐의 지방 세포를 유전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만할 때 생긴 유전적 변화가 체중 감량 후에도 유지됐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결과는 인간 세포 실험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는데요. 연구진은 비만하지 않은 18명의 지방 세포와, 위 축소술·우회술 등으로 체질량지수를 25% 이상 감량한 20명의 수술 전과 후의 지방 세포에서 RNA 염기 서열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한번 비만을 경험했던 사람의 세포는 체중 감량 후에도 비만 상태에서 나타나는 일부 유전자 발현 상태가 체중 감량 후에도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수술 후 2년이나 지난 시점이었지만, 지방 세포의 상태는 비만일 때와 유사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본-메이옌 교수는 “비만으로 인해 지방 세포에 새겨진 유전적 표지는 다이어트 후에도 유지되고, 표지를 가진 생쥐는 다시 고지방 식단을 섭취했을 때 더 빨리 체중을 회복한다”며 “비만은 지방 세포 핵에서 후성유전적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억은 얼마나 오래 유지되나

그렇다면 비만의 기억은 평생 유지되는 걸까요? 후성유전학적 요인은 환경, 식습관 등을 바꾼다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다르게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요소입니다. 다만,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이 변화가 유지됩니다. 지방 세포는 비교적 수명이 길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우리 몸이 기존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대체하는 데까지는 약 10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비만의 기억을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된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군요. 그렇지만 후성유전학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밝혀진 사실이므로 잦은 다이어트 실패로 요요현상을 경험하셨다면 이제 자신의 의지력을 탓하며 자책하기 보다 마라톤하듯이 끈기있게 오래 오래 식습관을 관리하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바로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은 과학 웹진 “사이언스 타임즈”의 기사를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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